[Blue Archive] I Became a Superhero in Kivotos

Chapter 35



1.

생텀타워가 복구되고 약 2주의 시간이 흘렀다.

많은 이들의 노력한 덕에 키보토스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고, 연방수사동아리 ‘샬레’는 원작대로 빠른 속도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었다.

도시에서 발생하는 사건은 줄고, 시민들은 일상을 되찾았다. 공권력이라는 시민들의 울타리가 생겨나며 이제 더 이상 내일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통신과 교통이 되살아나 자치구 간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그 영향으로 치안과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며 이번 사태로 무너져가던 약소 학원들의 앞길에 광명이 트이는 결과를 맞이하였다.

생텀타워의 복구.

키보토스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 해결.

그리고 도시에 존재하지 않던 ‘남성’이란 존재.

이러한 이유들 또한 샬레가 명성을 빠르게 쌓아가는 원인 중 하나였을 것이다. 선생의 인망과 능력도 한몫 했겠지만 결과적으로 선생은 종합적인 이유로 몇주만에 키보토스의 유명인이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선생과 비견되게, 아니 그보다 더 빠르고 드높게 명성을 쌓아올린 인물이 하나 있었으니.

실크. 이제는 키보토스의 영웅이라 불리는 이.

그녀는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면.

“자, 이어서 설명할게요?”

“그만해다오…….”

“이 부분은 말이죠. 원형 디자인에 성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이번에 새로 제작한 신소재인 ‘바이브레늄’에 볼프셰크 강철을 접합시켰는데요. 탄소 나노튜브와 그라핀의 물리적 특성을 결합하여, 소재 간 접착력을 강화하기 위해 바인더 필름층을 형성하면서…….”

“크아아악……!”

…엔지니어부의 코토리에게 붙잡혀 이과라는 이름의 고문을 당하고 있는 중이었다.

2.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

3대 학원 중에서 가장 점진적이며, 뛰어난 기술력으로 무장해 최첨단의 극을 달리는 과학 고등학교.

이전에도 말했지만 나에게 있어 가장 적합한 장소라는 사실은 아직까지도 변함이 없다.

어느 곳보다도 가장 활동이 편하고, 키보토스에서 가장 안정적인 장소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내가 밀레니엄을 다니면서 가장 실감하고 있는 문제가 있었다.

그건 바로,

“이 방패를 만드는데 정말 긴 여정이 있었죠! 특히 이 부분! 여기 단면에서 매끄럽게 내려오는 이 부분은 말이죠. 오토클레이브를 이용하여 아치형 곡선을 형성한 철판을…….”

‘시발.’

지구보다 월등한 밀레니엄의 이공계열 지식 수준을 따라갈 수가 없다는 것. 간단하게 말해서 내가 따라가기엔 지식 수준이 너무 높았다.

코토리가 하는 말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어.

“…히비키, 살려줘.”

“응.”

결국 버티지 못하고 히비키에게 안기며 말하자, 그녀는 설핏 웃더니 이내 손쉽게 코토리를 제압했다.

제압이라고 해봤자 그냥 진정하라며 손날로 정수리를 툭 친 것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끝내 조용해진 상담실 내부에서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우리 셋을 흐뭇하게 웃으며 지켜보던 우타하에게 물었다.

내 앞에 놓인 한가지 물건을 바라보면서.

“그래서, 저건가요? 의뢰했던 방패의 프로토타입이.”

“그래. 맞아. 우선은 시험작이긴 하지만.”

“오…….”

원형의 방패. 아직 도색되지 않은 스테인리스 제질을 연상시키는, 내가 기억하는 익숙한 형태로 이루어진 철제 방패가 그곳에 있었다.

나는 우타하에게 눈짓을 하고,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방패를 들어올렸다.

묵직한 무게감. 하지만 크기와 비교하면 한없이 가볍다고 할 수 있는 무게였다. 볼록하게 튀어나온 부분을 뒤집어 안쪽을 보니 그곳엔 내 팔에 부착할 수 있는 장치가 달려있었다.

“그 부분의 장치로 방패의 회수 및 부착이 가능해질거야. 그 외에도 방패를 사출시키거나 위치 탐지, 광역 센서로 감지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해.”

우타하는 설명을 이어가며 이번엔 내 팔에 장착하는 장치를 내게 건네주었다.

팔뚝 부분까지 덮는 흑색의 장갑, 그 위로 방패와의 결합부와 직사각형의 패널이 달려있었다.

그야말로 앤트맨의 팔 부분을 연상시키는 모습.

“바로 테스트합시다.”

나는 감탄을 표하며 곧바로 우타하에게 테스트를 진행하자고 말했다. 우타하도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어느 장소로 이끌었다.

그곳은 엄청나게 넓은 창고였다.

내가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곳곳에 표적을 배치해놓은, 그야말로 훈련장의 모습.

젠장 뭐냐고……!

나는 감동먹은 표정으로 돌아보며 우타하와 히비키, 그리고 코토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들은 내 표정을 보더니 각자 피식 웃음을 흘리더니 어서 테스트를 해보라며 내게 손짓했다.

“바로 하겠습니다!”

신호를 알리자 삐빅-! 하는 소리와 함께 움직이기 시작하는 표적들. 상하좌우, 일정하지 않은 다채로운 움직임을 선보이는 표적들을 주시하며 나는 왼손에 힘을 불어넣고 허리를 틀었다.

그리고 회전을 넣으며 방패를 휘두른다.

이내 발사되는 방패.

후웅─!

쾅!

허공을 가로지르며 날아간 방패가 표적 하나를 관통하며 잔해가 우수수 쏟아진다.

이어서 벽면으로 쇄도한 방패가 텅! 소리와 함께 벽면에서 튕겨나오며 마치 핀볼처럼 우측의 벽에 부딪힘과 동시에 반대로 쇄도해 그 정면에 있던 표적을 관통하였다. 그리곤-

텁!

방패는 내 팔에 정확히 복귀하였다.

“와 미친.”

영화에서나 보았던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 전투를 그대로 재현한 모습. 벽에 튕겨나는 바운스부터 내게로 정확히 복귀하는 방식까지 완벽했다.

“바로 다음!”

나는 이 기세를 몰아 방패의 모든 실험을 마쳤다.

그 결과를 알아낸 정보는, 밀레니엄이 만들어낸 프로토타입 방패는 성능적인 면에서는 내가 생각하던 것과 엇비슷하지만 아직 개선할 부분이 보였다.

내구성이나 충격흡수와 같은 부분들 말이다.

솔직히 후자의 경우엔 재현하기 힘든 부분이라 없어도 상관없다고 했는데 엔지니어부 애들이 최대한 재현해보겠다며 내 설득을 듣지를 않았다.

근데 솔직히 말해서 내 감상은…….

“충분히 만족스러운데요?”

“안돼. 아직 보강할 부분이 보여. 그러니까 당분간 조금 기다리도록 해.”

“……저 슬슬 활동해야 되는데.”

“그럼 일단은 프로토타입 방패 도색해서 빌려줄테니까 그걸로 쓰고 있어봐. 다음번에는 더 완벽하게 만들어줄게. 조금만 기다려.”

“아, 네.”

그냥 프로토타입으로도 만족하는데.

내 말을 듣지도 않고 빠르게 방패를 도색해서 건네준 우타하. 나는 순순히 그것을 받아들며 역시나 감탄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캡틴의 비브라늄 방패와는 달리, 흰색과 푸른색의 선으로 이어지고 중앙에 검은색의 밀레니엄 마크가 달려있는 모습이었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캬. 이거거든.

“내가, 캡틴 밀레니엄이 될게.”

나는 기쁘게 미소지으며 방패를 장비했다.

이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는 끝났다.

초현상특무부, 나나시 히이로.

출격 준비 완료.

3.

키보토스의 학생 신분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참 다양하다.

알바를 하거나, 자신의 재능을 살려서 사업을 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누군가의 의뢰를 받아 해결사 업무를 진행하거나 할 수도 있으며.

혹은 학원에 소속되어 있다면 동아리 업무와 활동으로, 학원에 소속되지 않았다면 아예 불법적인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방법도 존재한다.

키보토스의 ‘학생’이 지니는 가치와 능력은 다른 이들에 비해 월등하기에 보다 더 수월하게 돈을 버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결론이다.

그러나, 나에겐 돈을 버는 것만이 아닌 다른 목적도 존재하였기에 항상 방향성을 조건적으로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나의 신념, 가치관, 그리고 활동 범위와 알리바이 확보. 거기에 돈을 벌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부합되는 일을 찾아내는 것은 솔직히 쉽지 않았다.

허나, 그것이 아예 없다는 의미도 아니었다.

“이상현상 조사, 인가요?”

“네. 최근 들어서 키보토스에 상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 일명 초현상 혹은 이상현상이 발생하는 빈도가 증가했어요. 그 사건들을 조사하고, 분석하며, 상황에 따라 해결하는 것이 목적이랍니다.”

“오…….”

[블루 아카이브]의 무대, 학원도시 키보토스는 ‘신비(Mystery)’라는 개념이 존재하는 장소.

나중엔 그 반대항에 위치한 ‘공포(Terror)’라는 개념마저 등장하게 되는, 그야말로 판타지가 현대 문명에 공존하고 있는 세상이기에.

“폐쇄된 테마파크 내에서 움직이는 로봇, 모래사막에서 가끔씩 목격되는 거대한 기계 뱀, 상업단지 내에서 나타나는 푸르른 오토마타, 그리고 마찬가지로 전신이 파랗게 질린 사람에 대한 목격담도.”

“참 다양하네요.”

“그 외에도 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현상이 도시에 가득하답니다. 최근엔 다른 세상에서 건너온 것으로 보이는 물건도 발견했다고도 하고요. 다소 공상적인 이야기긴 하지만, 다른 차원과의 단층이 헐거워진 거 아니냐는 이론마저 등장했답니다.”

“…….”

“뭐, 어찌됐든 그야말로 저희 ‘초현상특무부’에 걸맞는 일이죠. 안 그래요?”

다른 세상이라니. 순간 움찔했다.

하지만 [블루 아카이브]는 원래도 콜라보와 같은 형태로 다른 세계의 존재가 건너온 적도 있으니 나를 가르키는 것이 아닌 본래 발생했던 현상이리라.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히마리의 말처럼 내가 입부한 동아리에 알맞은 일이기도 했다.

의뢰의 형태이니 보다 수월하게 활동 범위마저 넓힐 수 있다는 장점까지 있는데다가, 더 나아가…….

“신비의 범위는 넓죠. 저희가 규정하는 ‘초현상’의 범위는, 어디까지나 ‘과학적으로 증명이 어려운’ 현상이니까요.”

초현상, 그리고 이상현상.

그 부분을 해석하는 주체가 어디까지나 우리인 이상 과대해석을 통해 사건의 개입이 자유로울 것이다.

히마리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어때요? 나쁘지 않죠?”

“최고입니다, 선배.”

“후후, 밀레니엄 최고의 천재 병약 미소녀 해커인 저에겐 손쉬운 일이랍니다.”

나는 만족스럽게 대답했다.

히마리도 즐겁게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첫 번째 의뢰는 뭔가요?”

“이거랍니다.”

내 물음에 히마리가 서류 하나를 내밀었다.

나는 그것을 받아들고 제목을 눈으로 읽어내렸다.

[D.U 제 2업무지구의 괴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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