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50
말이편의점이지사실상기념품가게의정체성이더큰가게였다.
가게안을장식한다양한기념품들이보는눈을즐겁게했다.
동물모양을한뱃지,마법무드등,작은가방에심지어먹을것까지.
사막여우모양의쿠키를들어올린나는쓸데없이고퀄리티인그모습에고개를갸우뚱했다.
‘여기어린애들도보이던데.이거동심파괴아냐..?’
한참을돌아다니며간신히 립밤하나를찾을수있었다.
그것을결제하기위해계산대로향-
“아서,이거봐봐!”
갑자기흥분된목소리로나를부르는릴리스.
뭔가싶어고개를돌려보자…..어?
릴리스의양손에는머리띠가쥐어져있었다….그것도동물귀가달린.
“엄청귀엽지않아?”
나를세워두고머리띠를가져다대며뭐가어울릴지고민하는릴리스.
“…그걸쓰라고요?”
“응!”
“……”
“걱정마.인식저해마법은작동중이니까.어지간히강하거나어지간히멍청한사람이아니면우릴신경쓰지않을거야.”
그건다행이긴합니다만….
“역시이게제일낫다.이것도사자!”
릴리스는내머리색과비슷한회색강아지귀머리띠를내밀었다.
머리띠를받아든나는황당한마음에그것을만지작거렸다.
이것또한쓸데없이고퀄리티라털하나하나가부드럽게물결쳤다.
“…진짜사요?”
“응!”
잔뜩기대한표정의릴리스를보자도저히거부할수가없었다.
체념하고계산대로향하려던나는문득떠오른생각에발걸음을멈췄다.
“…저만쓰는건불공평하다고생각해요.”
“응?”
“릴리스도하나쓰는게어때요?”
“…내가?”
고개를끄덕여보인나는릴리스가머리띠를고른간판대로향했다.
그곳에는다양한동물의귀를묘사한머리띠들이나열되어있었다.
뭐든릴리스가쓰면귀여울거지만그래도하나만꼽자면…
“이걸로요.”
나는검은색고양이귀머리띠를건넸다.
역시릴리스는고양이가잘어울릴것같았다.
저걸쓴릴리스를생각하자니…..안되겠다.심장에해로워…
보고심장마비로죽더라도꼭보고싶었기에릴리스것까지계산대에올리려하는데,갑자기릴리스가내앞을막아섰다.
“내 거는 굳이 안사도돼.”
“네?”
“흡!”
귀여운기합과함께릴리스의머리에서혹처럼무언가가쑤욱자라났다.
점점크기를키운그것은익숙한형태로변했다.
“…귀?”
고양이귀였다.
심지어쫑긋쫑긋움직이기까지했다!
“우와!그런것도가능해요?”
“그럼~내가누구…자,잠깐만아서….건들면안됏!”
신기한마음에만지려하자두손으로가리며거리를벌리는릴리스.
“민감하단말야….”
얼굴을붉히며말하는릴리스.너무귀여운거아닙니까?
“그럼일단제것만살게요.”
“응!”
도망칠때는언제고금새다가와계산을지켜보고있다.
립밤과머리띠를사고가게를나서자릴리스가곧장나를잡아세웠다.
“써줘.”
“…지금요?”
“써줘!”
아니지금때쓰는겁니까?!
안써주면꼼짝도안할기세였기에결국한숨을내쉬며머리띠를들어올렸다.
눈을초롱초롱빛내며기대하는릴리스의모습에피식웃으며머리띠를장착한다.
불편할줄알았건만,마법이걸린건지전혀거슬리지않고잘고정되었다.
“어때요?잘….어울릴지는모르겠는데.”
릴리스는멍한표정으로내얼굴을빤히쳐다보고있었다.
“…릴리스?”
한번더부르지그제야대답비스무리한게릴리스의입에서흘러나왔다.
“…귀여워.”
“네?”
“귀여워!!”
“우왁!자,잠깐만요!”
릴리스는돌연내게달려들더니나를품에안고머리를쓰다듬었다.
“너무귀여워어!!!!!”
릴리스는나를반쯤들어올리고마구흔들어대었다.
그녀의품에꽉안긴나는천국과지옥에양발을걸친것같은기분을맛보았다.
‘커헉!숨막혀..!그리고부드러워!’
이대로질식해도행복한죽음아닐까,진지하게고민하던그때릴리스가나를내려놨다.
그러곤당당하게외치길.
“사진찍자!”
“…예?”
“그런귀여운모습은반드시사진으로남겨놔야해!인간들표현에따르면국가적,아니.우주적손실이야!”
아니,그정도란말입니까?
그나저나사진이라니….도대체어떻게?
제국에서사진은귀족들사이에서나유행하는고급진문화다.
사진마법을사용할수있는사람이매우적을뿐더러그들도추가적인도구가없으면사진찍기란매우힘들기때문이다.
하지만릴리스가말한것이니어련히방법이있을거라생각해서가만히지켜보고있자니….
“읏차…”
릴리스가허공에손을집어넣더니무언가를꺼냈다.
직육면체에원기둥을박아넣은것같은기묘한모습을한물건이었다.
“그게뭐예요?”
“응?이걸몰라?”
“네,완전처음보는물건인데요?”
“흠….이차원에지구는사진기가없구나?”
“잠깐,그게사진기라고요?”
“응,이게사진기야.”
“…헐.”
책에서읽은적이있었다.
한괴짜마법사가사진마법을대중화시키려는미친시도를한적이있었다고.
그마법사는휴대용사진마도구를제작하기위해평생을바쳤지만,끝내실패하고말았다.
그가만들려던마도구의이름이바로사진기였다.
“어떤원리로작동하는거예요?어떤식으로마력을보급하는건데요?사진은어떻게출력하는-”
“그만,그만!나도정확한원리는몰라.한가지정확한건여기에는단1도마력이들어가지않는다는거야.”
“…마력을안쓰고사진을찍을수있다고요?그게가능해요??”
나는경악스런감정을담아사진기를바라보았다.
“이사진기는다른차원의지구에서왔어.거기는대부분의사람들이마력이없는사회야.그래서마법에의존하지않는기술이발달되어있지.”
나는또한번경악할수밖에없었다.
“마력이없다고요?사회전체가?!”
그런세상이있단말이야?
마법이없는지구라니,도저히상상이되지않았다.
‘엄청불편하겠는데..?’
아직도원시시대에머물고있는건아닌가싶다.
“아무튼이사진기는멀쩡히작동하는거야.그러니까….자세잡아봐.”
릴리스는원통의끝자락을내게로향했다.
‘자,자세?어떤자세로해야하지?’
허둥지둥여러자세를고민해봤지만결국…
“브,브이….”
어색하게내민브이자세지만릴리스는마음에든모양이다.
“좋아!좋아!”
이윽고사진기에서찰칵거리는소리가들렸다.
그리고사진기아래로출력되는한장의종이를릴리스가뽑아들었다.
“그게사진이예요?”
가까이가서보자검은색만보였다.
“어라?그냥검은종인데요?”
“후훗,기다려봐봐.”
릴리스의말대로조금기다려보자….
“우와!사진이나타났어요!”
검은색이점점옅어지더니어색한브이를내민내가나타났다.
“더좋은사진기도있기는한데.그건출력이번거롭단말이지.”
릴리스는사진을휘휘흔들더니사진을어딘가로집어넣었다.
“더찍자!”
“에엑…또요?”
신기하긴했지만릴리스와돌아다니고싶기도한데….
잠시고민하던나는묘책을떠올렸다.
“그럼릴리스도찍어요.”
“나도?”
“네,저도릴리스사진가지고싶어요.”
릴리스의사진,그냥도아니고무려고양이귀를단릴리스의사진이다.
‘이건못참지.’
“그래,그럼.”
흔쾌히고개를끄덕거린릴리스는다시내게사진기를들이밀었다.
“자세잡아줘!”
이번에는미리떠올린자세가있었기때문에허둥대지않을수있었다.
무릎을살짝굽히고양손을턱근처로올렸다.주먹을살짝쥐어주는게포인트다.
그리고.
“멍!”
“!!!”
내짖음에릴리스의두눈이휘둥그레졌다.
이내정신을차린릴리스가사진기를조작했다.
찰칵!
찍는즉시릴리스가내게달려왔다.
“아서!!”
곧장달려와내게안기는릴리스는잔뜩흥분해서인지몸이뜨거워져있었다.
“그렇게좋아요?”
“응!”
행복하게고개를끄덕이는릴리스를보니나도덩달아기분이좋아졌다.
부끄럽긴했지만이렇게좋아해주니잘했다는생각이들었다.
“이제제가찍어도돼죠?”
“응,여깄어.이버튼을누르면돼.”
릴리스가건넨사진기는투박하게생기긴했어도가볍고편리해보였다.
살짝거리를벌린나는릴리스가했던것처럼원통을그녀에게로향했다.
사진기가운데에릴리스의모습이확대되어보였다.
“자세잡아주세요.”
그러자릴리스는내가했던것과비슷한자세를취했다.
그리고.
“냥~”
…할말을잊고말았다.
머릿속이새하얗게물드는기분.
내가뭘하고있었지?
내가뭘말하려했더라?
아무것도상관없었다.
저모습을계속보고만싶었다.
분명릴리스는나와비슷한자세를취했건만뭔가달랐다.
분명노출이라고는1도없는아카데미교복이건만,옷에가려져도당당하게존재감을드러내는굴곡진몸매가색정적인분위기를만듬과동시에쫑긋거리는고양이귀가귀여움을더했다.
릴리스의마음이이해가되었다.
‘정말미치도록귀엽네….’
고양이릴리스는최고였다.
나는출력된사진을주머니에넣고는릴리스에게다가갔다.
“이번에는같이찍어봐요.”
사진기원통이안쪽을바라보겠끔각도를조절하고팔을쭉뻗었다.
다른손으로는릴리스의허리를당겼고,릴리스는자연스럽게나를꼭안는자세가되었다.
“아,이러면버튼을누를손이없는-”
“그러지않아도돼.”
릴리스의머리카락이쭉늘어나내손에서사진기를채갔다.
그리고내팔보다더멀리떨어진곳에서사진기를겨누었다.
그뒤로도우리는계속해서사진을찍었다.
안겨있는자세로한장.
릴리스가내뒤에서백허그하는자세로한장.
….입맞춤하는사진여러장까지.
“다음에도기회가되면또찍어보자.”
“네!”
릴리스와나는출력된사진을나눠가지며행복하게웃었다.
나는그중에서고양이자세를취한릴리스의사진이가장마음에들었다.
“평생간직하고살아야지.”
—-
사막여우사건도있었겠다.동물원을더둘러보는건딱히좋은선택이아닌것같아중간에나오기로했다.
릴리스는자기는괜찮다면서더봐도된다고했지만나는그녀가나를위해참아준다는것이기쁘면서도또싫었기때문에그냥다른곳을가기로했다.
마침동물원을나서니점심때가되어서끼니를해결하기로했다.
“뭐먹을래?저번에갔던레스토랑또가도되는데.”
“음….릴리스는뭐먹고싶은거없-”
내말이끝나기도전에릴리스의시선이나를,정확하게는내입술을향한다.
‘그렇겠지요….’
물어볼것도없었다.
결국중요한건내의견이라는건데….
아무리고민해봐도딱히끌리는것이없었다.
그도그럴것이아무리비싼고급레스토랑이라한들아침에먹은샌드위치를이길음식이나오지는않을것같았기때문이다.
내입맛은릴리스의음식에게점령당해버린것이다.
그렇다고데이트를나온상황에기숙사로돌아가점심을해결한다는것도웃기는짓이었다.
‘어떡해야한담…..’
그런데그때.
“아니면이거먹어볼래?”
릴리스가허공에서통을하나꺼내서건넸다.
묵직한무게감이느껴졌다.
“…이거설마..?”
혹시나하는마음에뚜껑을살짝열어보자….세상에….
“혹시나마음에드는음식점이없을까봐걱정되서만들어봤는데.어때?”
어떠냐고요?
지금어떠냐고물었습니까?
릴리스가건넨것은도시락통이었다.
안에는몇가지종류의음식들이아름다운자태를뽐내고있었다.
나는뚜껑을조심스레덮었다.
그리고.
“으믐..!”
쪼옥!
곧장릴리스에게달려들어찐한키스를갈겨주었다.
“릴리스최고!!”
[!– Slider main container –]